INTERVIEW 05 2024 - 보떼봉떼 BEAUTE ET BONTE

prologue 저는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은 꼭 사서 두고두고 보는 편이예요. 여러 플로리스트 선생님들께서 남기신 책들도 물론 많이 찾아서 보곤 했는데, 초보 플로리스트 시절에 이 선생님의 책들을 접하고는 큰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치 엄청 좋아하는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꿈을 꾸는 기분이랄까요! 인터뷰를 앞두고 다시 펼쳐서 보아도,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여전히 세련되어 보이는 책들을 보며 역시, 하는 마음이었어요. 이번 달에는 보떼봉떼 정주희 선생님과의 시간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Q 선생님께서 꽃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꿈이 꽃집 할머니가 되는 것이었어요. 우리나라에 꽃으로 디자인을 하는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의 개념이 이제 20년 남짓 되었으니, 그저 꽃이 좋아 꽃집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서 언젠가 꽃을 하고 싶어 대학에서 조경과 원예를 전공했어요. 직업에 대해 고민이 많던 어느 무렵, 친구가 이대 평생교육원에서 플로리스트 언니들을 알게 되었다고 얘기를 전해 주었어요. 그분들에게 꽃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고, 잘 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언제 한 번 본인들의 작업실에 놀러오라고 하시며 명함을 주셨대요. 그 마음을 건네 받고 떨리는 마음에 어찌할까 고민을 하다가 엽서를 한 장 보냈어요. 뭐라고 적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제 소개를 적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연락이 닿아 작업실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 분들께서 작업실 뒤뜰에서 자전거에 가을 소재로 장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걸 거들게 되었고, 어느 날은 호텔에 꽃 꽂으러 가신다며 저를 데려가 주시기도 했어요. 그 당시 저는 역삼동에 있는 건축 회사 조경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당시 압구정에 있었던 그 작업실에 퇴근하고 가고, 주말에도 갔어요. 어디 작업하러 가신다고 하시면 따라가고, 청소도 하고요. 플로럴 폼에 물 먹이는 것도 배우고, 구근 식물도 심어보았어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주일에 서너번은 그 곳으로 발걸음이 향했더랬죠. 그렇게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의 시간이 이어졌고, 마침 그 곳에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망설임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꽃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오랜 시간동안 꽃일을 해오고 계시는데 계속 이 일을 하시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꽃 그 자체인 것 같아요. 꽃이 좋아서 시작했으니까요. 처음으로 정식 직원으로서 꽃일을 하며 정말 행복했어요. 일을 하면서 이 일이 저의 천직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열심히 하다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일이 너무 많아서 몸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이러다 꽃이 싫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었어요. 그만두고 나서는 쉬면서 건강을 챙기고, 다른 곳에서도 일을 하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파리에 갔어요. 파리에서 1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떼봉떼 작업실을 시작하며 제 속도에 맞추어 일을 하기 시작했죠. 너무 바쁘고 빠르게 달려가는 속도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첫 직장에서 깨달았으니 적당히 바쁘게 일해야지, 생각했어요. 그게 저의 모토입니다. 모든걸 쏟아 부어서 지나치게 열심히 하면 금새 에너지가 소진되니까요. 그래서 여유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아마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좋아하는 꽃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일의 양, 제 꽃이 좋아 찾아와 주시는 학생분들과 보내는 시간, 그리고 꽃을 받고 행복해 하시는 분들의 미소가 아닐까 생각해요. Q 선생님은 스스로를 어떤 플로리스트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렇게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꽃을 좋아하는 플로리스트인 것 같아요. 꽃시장에서 정말 많이 듣는 얘기가, 매번 이렇게 꽃시장에서 꽃 보며 감탄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들 하셔요. 다들 바쁘시니까 꽃만 사서 가시는데, 유독 저는 감탄을 많이 한대요. 한 마디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면 저 말이 맞을 것 같아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저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해요. 억지로 어떤 자리에 어떤 꽃을 넣기 보다 꽃들이 편안한 자리를 찾아주려고 노력해요. 자연 색이 아닌 염색한 꽃들도 선호하지 않고, 포장은 꽃을 보호하는 정도로만 하고 있어요. 물론 염색한 꽃이 너무 예쁘면 사고, 이왕 하는 포장은 예쁜 포장지로 하려고 해요. Q 선생님의 책들을 보고 꿈을 키우는 플로리스트도 많을 것 같아요. 여러 권의 책을 쓰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 책 제안을 받고 한 1년 동안은 못한다고 도망(?)다녔었어요. 제가 감히 책을? 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저에게는 글을 쓰는 일이 너무 어려운 일이라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출판사에서 시간을 많이 주시며 기다려 주셨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년 동안 어떤 이야기를 쓸지 생각하고, 그 다음 1년동안 꼬박 써서 나온 책이 꼼데플레르Comme des Fleurs 라는 첫 책이었어요. 누가 내 책을 읽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죠. 그러다보니 또 다른 출판사에서 두번째 제안을 받아서 플라워 클래스 책을 쓰게 되었어요. 또 몇 년 후 일기같은 책을 써보자고 제안해 주셔서 꽃들의 시간이라는 책이 탄생했고요. 책을 쓰는 동안 저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매일의 사진을 모았어요. 그러면서 깨달았죠. 아, 내가 책 쓰는 것을 즐기고 있구나, 재밌어 하는구나 하고요. 계기는 출판사 편집장님이 만들어 주셨지만 지금은 제게 의미있는,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예요. Q 선생님께서 꽃을 고르고 작품을 디자인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수업을 할 때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소재와 컬러, 디자인을 골고루 보여주고 싶어서 그 때 그 때 가장 싱싱하고 예쁜 꽃들을 골라요. 하지만 주문을 받았을 때나 공간 장식을 할 때에는 다른 관점에서 꽃을 고르죠. 일단 어떤 환경에서 꽃들이 얼마나 예쁜 상태로 유지가 되어야 하는지, 장식을 해야 하는 공간의 분위기나 환경은 어떤지, 작업 환경은 수월한지도 고려해야 하고요. 주문하신 분이 바로 선물을 하시는지, 받으시는 분은 꽃을 잘 관리하시는 분인지에 따라서 들어가는 소재도 디자인도 달라집니다. 아무리 예뻐도 관리하기 쉽지 않은 꽃들은 반나절만에 시들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또 오늘 받아 내일 지방으로 내려가시는 경우가 있으니 날씨도 고려해서 꽃을 골라야하죠. 건조한 사무실로 꽃을 보낼 때는 헬레보러스같은 물내림이 심한 꽃은 넣지 않는 편이예요. 혹은 헬레보러스가 오래갈 수 있는 방법으로 어레인지를 하거나요. 불두화, 클레마티스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꽃을 정말 좋아하시고 다양하게 보고 싶은 분에게로 보낸다면 최대한 다양한 꽃들로 구성해드리기도 해요. 한여름에 3일간의 팝업 공간 디자인을 한다면, 더위에 강한 꽃과 소재들을 골라야겠죠. 물론 디자인만 놓고 보면 컬러, 소재의 질감, 베이스의 형태나 컬러를 고려해서 소재를 선택하지만 그 디자인을 하기 전에 꽃과 소재의 생태를 이해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는 꽃을 받으시는 분이 받았을 때, 곁에 두고 보았을 때 행복해 하시는 것, 그걸 가장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합니다. Q 오랜 시간동안 수업도 많이 진행하셨을텐데,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으실까요? 수업을 정말 오래 해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수업이라면 제주나 파리에서의 워크숍, 작업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의 수업들도 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오후 햇살을 받으며 작업실에서 서로의 취향을 나누고, 맛있는 걸 먹고 꽃을 보며 감탄하며 학생들이 힐링하는 그 순간이예요. 열심히 꽃을 나누어주고 화병을 비우는 동안 들리는 다정한 웃음소리가 정말 좋아요. 어떤 특정 수업을 꼽기보다는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그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그 시간들이 녹아있는 모든 수업이 차곡차곡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디자이너 또는 아티스트가 궁금합니다. 모네,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 그리고 아르누보 시대의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아르누보 양식은 자연의 곡선이 들어가 있어서 유독 아름답게 느껴져요. 또 모네의 정원을 만든 정원사들을 납치해오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웃음)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atte의 그릇과 오브제도 좋아하고, 포르테 포르테Forte Forte의 색감도 좋아해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사랑한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품절되어 있던 책 두 권, 꼼데플레르와 꽃들의 시간이 다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어요. 둘 다 출판사의 문제로 멈춤 상태였는데, 다른 출판사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꼼데플레르는 살을 찌우고 꽃들의 시간은 다이어트를 좀 했어요. 제목은 같지만 거의 새로 쓰는 기분으로 쓰고, 사진도 많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책들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출판사에서 열심히 디자인과 편집을 하고 계신 중이라 저도 어떻게 나올지 굉장히 궁금해요. 그리고 계속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러 가지 않을까요? 꽃집 할머니가 되는 꿈은 아직이니까요. epilogue 플로리스트가 가장 바쁜 계절인 5월에 인터뷰를 요청드렸음에도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선생님 책을 들고 가서 저자 사인을 꼭 받고 말씀도 나누고 싶어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며 왜 주변 선생님들이 정주희 선생님을 추천해 주셨는지, 또 이렇게 오래 이 일을 하고 계시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새단장하여 나오는 선생님의 책들도 많이 기대됩니다 :) 보떼봉떼 정주희 선생님의 작업들은 아래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이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beauteetbo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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