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prologue 이제는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그러니까 제가 처음 꽃을 배우고 회사원에서 플로리스트로 커리어를 바꿀 것을 염두에 두었을 때 만났던 선생님의 인터뷰를 꼭 담고 싶었어요. 우연히 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듣게 되었는데 그 때 이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는 "와 나도 저런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 하며 한 눈에 반했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고백했어요! 수줍..) 핸드타이드 수업이었는데 지금도 그 수업의 순간 순간을 기억할 정도예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 인터뷰로 만나뵙게 되어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6월의 인터뷰는, "런던의 플로리스트"의 저자이시고 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 스쿨과 바이 조조 플라워 숍을 운영중이신 조은영 선생님과의 시간을 담아보았습니다.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선생님께서는 스스로를 어떤 플로리스트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제 자신을 굉장히 커머셜한(상업적인) 플로리스트라고 생각해요. 영국에서 3곳의 플라워숍과 회사를 거치며 다양하게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그 덕분에 주어진 상황에 잘 맞추어 다양한 스타일을 꽃으로 표현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제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죠. 그런 맥락에서 저는 꽃을 주제로 한 전시나, 사진 촬영만을 위한 워크숍 보다는 실제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전자의 경우는 꽃을 좋아하는 한정된 사람들만 저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만 후자의 경우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또 우리가 들이는 시간과 사용하는 꽃 등에 대한 비용도 보전이 되니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속도를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플로리스트이기도 합니다. 플로리스트에게 있어 속도란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 일정 시간 안에 얼마만큼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요소이기에 작업 속도에 대한 기준이 높은 편입니다. 물론 아름답게 잘 만들면서 속도도 좋아야 하죠! 커머셜 플로리스트는 숍이 바쁘든 바쁘지 않든 일정한 속도와 긴장감을 항상 유지하며 정해진 시간 안에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 전부가 그렇게 트레이닝을 받고 그 마음을 항상 유지하며 일하고 있어요.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꽃으로 디자인하는 일을 함에 있어서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머리 속에 생각한 것을 실제로 빠른 시간 안에 멋지게 구현하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꽃다발 같은 경우에는 5분 안에도 가능하니까요. 또 그렇게 구현할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은데 그 중엔 플로리스트가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질투가 많은 사람이에요. 이 질투가 일을 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세상에는 디자인도 잘 하고 감각적인 사람이 정말 많잖아요. 패션, 건축, 인테리어, 그림, 그리고 꽃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많은 것들에 항상 관심을 두고 있어요. 시안을 일상 안에서 세 끼의 식사를 하듯이 자연스럽게 많이 보고, 그런 멋진 디자인들 - 사물이건, 건물이건, 사진이건 디자인에 포함되는 것들은 전부 - 을 보면 저장해두고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는지 짧게 메모해 두거든요. 그런 습관이 자연스럽게 저만의 비주얼 저장소가 되어 좋은 프로젝트의 기회가 왔을 때 꺼내 쓰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멋진 디자인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 "나에게 저런 기회가 오면 어떻게 풀어내었을까?" 하면서 자극을 받아요. 그런 면에서 수많은 비주얼을 공유하는 SNS가 저에게는 마치 보물창고처럼 순기능을 해주고 있어요. 저의 은퇴 시점은 그런 멋진 사람들을 보고도 질투가 생기지 않는 시점이 될 것 같아요. (웃음)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꽃을 디자인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상황에 맞게 꽃을 디자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꽃이 쓰이는 상황을 크게 5가지로 나누어서 볼 때, 첫번째, 리테일용 꽃(소매, 일반적인 플라워 숍)은 고객이 5일에서 1주일은 즐길 수 있는 꽃이어야 합니다. 두번째, 웨딩과 이벤트용 꽃은 웨딩 당일과 이벤트 기간에 꽃의 아름다움의 최대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세번째, 잡지나 화보용 꽃은 사진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인물, 사물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실제로는 나올 수 없는 앵글이나 장시간 유지되기 어려운 꽃이라도 짧은 시간동안 사용하여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어야 합니다. 네번째, 수업의 꽃은 종류의 스펙트럼이 넓어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꽃들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해요. 그리고 마지막, 컨트랙 플라워*(contract flower)에 쓰이는 꽃은 공간을 멋지게 보이게 도와주며 심플하고 엣지 있는 디자인으로 상온에서도 5일에서 1주일 이상 아름답게 유지되는 꽃으로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컨트랙 플라워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영국에서는 꽃업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즈니스 중 하나인데요, 병원, 호텔, 백화점, 회사, 레스토랑 등 상업적인 공간부터 개인의 집 등 사적인 공간까지 다양한 공간과 계약을 맺고 일주일이나 5일 단위로 꽃을 세팅하고 교체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그러니 많은 플로리스트들이 사랑하는 선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움을 뽐내는 꽃은 지양할 수밖에 없죠. 실전에서 플로리스트에게 주어지는 상황은 실은 이보다 더 다양하고, 각각의 상황과 맞는 꽃과 스타일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한국의 꽃업계에서는 사진에만 존재하는, 그러니까 실제 현장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꽃들이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을 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하고 있죠. 학생들이 실제로 이 일을 할 때 마주하는 건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유행을 타지 않는, 가장 자연에 가깝게 표현한 꽃들이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 다시 보아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자인을 할 때 꽃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자연 그 자체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으니까요. 물론 자연을 완벽하게 묘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제 꽃을 10년 뒤에 보았을 때도 부끄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커머셜 플로리스트로서 하나 더하자면, 고객이 요청한 것과 지불한 비용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10만원을 지불했다고 그 꽃을 받은 고객에게서 "10만원처럼 보이네요." 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 디자인은 실패라고 생각해요. 그 결과물을 보았을 때 고객이 지불한 비용보다 더 가치가 있어 보여야 비로소 성공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큰 작업들보다 숍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작은 주문들이 더 어려워요. *한국에서는 "위클리 플라워(Weekly Flower)"로 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예전에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 누군가 선생님 스타일은 어느 나라 (또는 특정 디자이너)의 스타일인가요 하고 물었을 때 "제 스타일인데요!" 하셨던 순간이 초보 시절의 저에게 정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선생님만의 스타일을 언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그리고 플로리스트가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가 5년차 플로리스트가 되었을 때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 전까지 제 스타일은 없었고 런던에서 플로리스트가 배울 수 있는 모든 전문 지식(floristry)을 흡수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어요. 기초가 쌓이고 나서 꽃의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떤 스타일에 내 마음이 더 가게 되는지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회사가 요구하는 스타일을 맞추면서도 - 회사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니까요 - 런던은 다양한 취향의 고객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풀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거나 꽃다발 같은 작은 기회라도 주어지면 조금씩 적용해 보았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제 스타일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고객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어요. 사실 저의 스타일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에는 제가 그때 그때 구사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어려울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정말 서정적인 꽃이 좋고, 또 다른 날은 모던하거나 남성적인 스타일의 꽃이 끌릴 때도 있고, 정말 화려한 꽃이 끌리는 날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변화하는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 꽃이 바로 저의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굳이 단어로 쓴다면 조조 스타일은 "다양함 속의 그 무언가", 인 것 같네요. 다만, 저는 예쁘기만 한 꽃, 그러니까 제 표현으로 flat한 꽃은 저의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저의 감성엔 아마 그런 느낌의 예쁨은 없어서 그런가 봐요. (웃음) 시안들을 보다 보면 가끔 그런 꽃도 해보고 싶은데 잘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을 가진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매번 비슷한 스타일을 구사한다는 경계에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스타일 안에서도 다양함을 구사하려고 노력중이예요.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선생님께서는 오랜 기간 런던에서, 또 한국에서도 오랜 기간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플로리스트로서 런던에서의 삶과 서울에서의 삶이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글쎄요, 큰 차이점은 없는 것 같아요. 런던에서도 치열하게 살았고 서울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아마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런던에서는 직장인이었고, 한국에서는 저의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어요. 공통점은 저는 직장인일때도 굉장히 책임감 있게 일을 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맥퀸즈에서 매니저 권유를 받았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기쁘기 보다는 마음이 무거웠죠. 오랜 시간 일하며 그 자리의 무게를 익히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전에 부매니저 권유를 받았을 때도 여러 번 거절을 할 정도였죠. 그만큼 큰 회사였고 일은 어마어마했으니까요. 한국에 돌아와서 저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도 마찬가지예요. 매 순간 걱정하고, 고민하고요. 한국에 온지 13년차인데 되돌아보면 쉬운 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매년 스케줄 표를 월별로 프린트해 두는데, 보면서 늘 생각합니다. "내가 이걸 다 채워 나갈 수 있을까?" 하고요. 스쿨과 숍, 두 가지를 운영해야 하는 책임감이 막중하니까요. 가끔 저도 이 두 개를 어떻게 하고 있나 생각할 때가 있어요. 런던과 서울의 삶을 비교해보자면, 런던에서의 시간은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제가 쓸 수 있는 에너지를 1000% 발산하기에 정말 좋았던 도시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 곳에서 살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거든요. 그리고 서울에서의 삶은 제 비즈니스를 하면서 또 다른 많은 경험을 했고 저의 플로리스트리를 더 섬세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단, 아쉬운 부분은 런던만큼 다양한 프로젝트를 많이 하지 못하는 거예요. 하지만 요즘 한국은 제가 귀국했던 그 때보다 훨씬 더 국제적이고 매력적인 나라가 되어서 저만 잘 하면 좋은 프로젝트의 기회가 올 거라고 믿어요.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선생님께서는 숍과 수업을 진행하시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선생님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 꽃을 배웠을 때부터 저의 스튜디오를 언젠가는 가지고 싶었고, 누구나 제 꽃을 보면 그 디자인이 제가 한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했어요. 저만의 스타일을 가지는 거죠. 그리고 스튜디오를 시작한다면 가르치는 일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절대 못 떠날 것 같았던 런던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2010년 7월에 한국에 돌아왔고 그해 11월부터 스튜디오를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숍을 같이 운영하지는 않았고, 스튜디오를 운영한지 5년차가 지났을 때 시작했어요. 너무 단순하게도 "지하세계"**에서 우리끼리만 즐겨오던 꽃들을 지상에서 선보이고 대중이 이 아름다움을 같이 나누면 좋겠다는 순진한 마음에서 시작되었죠. 다시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가 영국에서 받던 연봉 이상으로 저를 받아줄 만한 규모의 회사가 없었던 것도 계기 중 하나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맥퀸즈 런던 시절에 제 포지션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절대 거절을 할 수가 없었어요. 정말 불가능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No"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일을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제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거절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다만 그 거절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정이 필요하고 경제적 빈곤은 물론 미래에는 다시는 일이 안 들어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그래도 불공정한 상황에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가진 비싼 자유인 것 같아요. ** 선생님의 첫 스튜디오는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선생님과 제자들 사이에서는 지하세계로 불린다고 합니다 :)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플로리스트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선생님 수업이 굉장히 유명한데요! 수업을 진행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희 스쿨에는 초급, 중급, 고급 등 레벨 구분이 없어요. 초급엔 작은 사이즈를, 중급에는 좀 더 큰 사이즈 등으로 구사되는 그 과정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랍니다. 사실 플로리스트리의 기본적인 테크닉을 잘 지키면 사이즈가 작은 작품이든 큰 작품이든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으니까요. 작아서 쉽고 크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죠. 어떤 디자인이든 기초가 가장 중요해요. 예를 들어 플로럴 폼을 사용하는 디자인의 경우에 가장 중요한 건 플로럴 폼을 물에 적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사용할 꽃의 양에 비례한 플로럴 폼의 양과 그에 따른 세팅, 재료의 굵기, 양, 성질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기초 작업을 저희 수업에서는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료를 잘 관찰하고 그 양과 성질에 맞추어 꽃을 꽂는 건 매우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꽃을 꽂는 순서는 매번 달라지고, 그 이유도 매번 바뀝니다. 이렇게 기초를 잘 지키면 꽃이 오래가고, 밸런스를 잘 맞추어 꽂으면 플로럴 폼이 무너지지 않아요. 이런 수업들이 저희 스쿨에서 운영하는 클래스의 초반에 진행된답니다. 또 하나, 초반에 큰 작품들을 많이 진행해요. 배우면 배울수록 알게 되지만 작은 작품을 하는 게 더 어렵거든요. 앞서 언급한 기초를 잘 지켜서 큰 작품들을 하다 보면 큰 작품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요. 그래서 오히려 작은 작품을 만드는 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엔 기초 테크닉을 지켜서 만들다 보면 작은 부케도 쉽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적인 테크닉만 잘 지킨다면 개인의 스타일을 존중합니다. 꽃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무슨 스타일이 있겠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긴 호흡의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각 개인이 가진 성향이 꽃에 나타나요. 그 특색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고유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면, 이런 스타일을 잘 하는 것 같으니 잘 살려보라고 알려줘요. 그게 선생님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는 큰 책임감이 뒤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가 보았을 때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 제가 팔 수 없는 것을 가르치지 않아요. 그래서 조조 스쿨의 수업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지만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창업반"이라는 이름으로는 클래스를 운영하지 않아요. 마치 그 수업을 듣고 나면 창업을 당장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잖아요. 저희 스쿨에서 운영하는 비즈니스 클래스는 리테일(로드숍)에서 가장 많이 하는 아이템들로 구성하면서도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수업 시 제공되는 책자에는 전기 공사, 가게 위치 선정은 물론 에어컨 실외기 놓는 자리에 대한 팁까지 들어있어요. 제가 한국에 와서 저의 스쿨과 숍을 준비하고 운영하며 겪었던 모든 경험이 다 들어 있답니다.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선생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플로럴 디자이너 또는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는 누가 있을까요? 플로럴 디자이너를 꼽자면 사실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잘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전 세계의 많은 플로럴 디자이너들을 보고 영감을 얻고, 좋은 영향을 받아요. 꽃 외의 디자이너를 꼽자면, 안도 타다오가 떠올라요. 그 분의 프로젝트를 하나 하나 보다 보면 자연을 거스르거나 해치지 않으며, 옛것과의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하기 위해 거듭된 섬세한 고민의 흔적과 노고가 정말 많이 보이거든요. 그리고 나의 재능을 뽐내기 위해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미래의 우리를 위해 건축이 해야할 일을 고민하는 게 정말 멋있다고 느껴져요. 그런 마음가짐에서 배우는 게 많습니다. 저는 그 분처럼 몇 년이 걸리고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그 분이 정말 타고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대형 프로젝트를 평생 해 오신 분인데도 여전히 클라이언트와 부딪히기도 하고, 고뇌와 고통의 시간을 매번 가지신다는 것에서 위로와 공감을 느껴요. 그리고 그 분이 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실 때마다 주변의 지형지물을 보고, 그냥 두어야 할 것과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을 구분해서 보신다는 거예요. 사실 이 부분도 플로리스트가 꽃을 디자인할 때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모든 걸 가득 채우려 하지 않는 그 미감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플로리스트가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체력 관리도 잘 하려고 하고 무엇보다 플로리스트로서 감도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포지션 중 꽃 선생님으로는 난이도가 1부터 10까지 있다면 13정도를 해내야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아름다운 것들을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플라워 숍에서 일하는 플로리스트로서의 저는 13보다는 성실함이 더 필요하죠. 그래서 만약 제가 저의 판단으로 수업을 할 수 있는 감도가 떨어지면 그 때는 선생님으로서는 은퇴를 하고 꽃집 사장님으로서 플라워 숍만 운영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누구나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좋은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열심히 하고, 조조 스쿨은 스쿨대로 또 바이조조 숍은 숍대로 열심히 운영하면서요. 건강하게, 평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designed & photographed by inspired by jojo epilogue 길고 긴 인터뷰 시간만큼 내용도 정말 많아서, 녹취를 정리하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인터뷰였습니다. 사실 책 한 권 만으로도 팬심이 가득하여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준비했었거든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선생님의 진심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또 읽어 주시는 분들께 오롯이 전달해 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아무쪼록 전달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왜 조조 스쿨 출신 선생님들이 조은영 선생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지도 알게 되었고요! 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의 꽃들과 스튜디오 소식은 아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어요. instagram.com/inspired_by_jojoblog.naver.com/sophia_cho 아참참, 그리고 이번 인터뷰를 가능하게 해주신 지오앤모어 이지오 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