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06 2026 - 폴라 프라이크 PAULA PRYKE

provided by Paula Pryke 안녕하세요, 센티멘트입니다. 요즘 육아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한발짝 떨어져서 우리네 꽃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꽃을 잘 하시는 선생님들도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고요, 잘 가르치시는 선생님도 매우 많고요. 꽃으로 이런 일 도 할 수 있는 거구나, 정말 멋진 선생님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점점 제가 설 자리가 사라지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어디엔가 있겠죠.. 제 자리..? 잊지 말아주세요 저의 꽃...) 그 여러가지 생각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한 건,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 등 사진 기반의 소셜 미디어가 우리 플로리스트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가운데서 나만의 것을 찾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 작은 네모들 속에서 우리는 많은 꽃들을 보고, 그게 의식적이든 아니면 무의식적이든 내가 보았던 것의 영향을 어느정도는 받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서로 너무 비슷한 꽃들이 나오기도 하고- 아무래도 시장에서의 꽃 종류가 한계가 있으니까요 - 또 손님들이 다른 플로리스트의 디자인을 가져와서 비슷하게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고요. 이런 다양한 상황들에서 뭔가 꽃 디자인의 유행? 같은게 생겨버린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전에 꽃을 배울 때만 해도(라떼는...) 저의 꽃 엄마는 언제나 제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의 것을 찾으라고 하셨는데, 뭔가 이런 유행이 생겨버려서 그걸 따라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될 때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갑자기 폴라 프라이크 Paula Pryke 선생님과 꼭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누고 싶어졌어요. 선생님은 영국에서 꽃 업계에 큰 기여를 하셔서 대영제국 훈장(OBE, Order of British Empire)도 받으신 분이고, 무엇보다 거의 40년 가까이 꽃을 하시면서 선생님만의 색채와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가시는 분이거든요. 사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유행이 있었겠어요! 이런 꽃 저런 꽃 사이에서 늘 그대로(?) 아름다운 선생님의 꽃들은 그 누가봐도 선생님의 디자인이거든요. 지금도 선생님의 초기 디자인들이 다시 회자되기도 하고, 많은 플로리스트들에게 여전히 영감을 주고 계시는 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10여년 전에 영국에서 선생님의 워크숍에 참여했었는데 사진이 아닌 실제로 본 선생님의 작품들은 지금도 제 눈에 아른거립니다. 어렵게 선생님과 연결되어(다시 한 번 임지숙 대표님 감사합니다!) 여러 번에 걸쳐 나눈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 provided by Paula Pryke Q 꽃일을 시작하시기 전 역사 선생님을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어쩌다 꽃일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A 학창시절에 역사와 사랑에 빠져서 역사 선생님이 되었어요. 그런데 막상 선생님이 되고 나니 이 직업은 저와 맞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많은 선생님들이 다음 휴일은 얼마나 남았나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더라고요. 저는 제가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뭔가를 직업으로 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 다음으로 좋아하던 걸 직업으로 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플로리스트는 지금처럼 멋지고 좋은 직업으로 대중에 알려져 있지는 않아서 주변 사람들이 다들 의아해 했지만, 저는 꽃에서 저의 열정을 찾았고 플로리스트로서의 지난 38년 중 모든 날을 사랑했고 지금도 행복해요.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하루도 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provided by Paula Pryke Q 선생님 꽃 특유의 밝은 컬러들이 마치 꽃이 행복으로 가득한 것 같아 늘 좋아해요. 꽃을 디자인하실 때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A 컬러야말로 가장 강력한 영감의 원천인 것 같아요. 컬러는 저에게 행복이나 마찬가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부분 저의 생각에서 디자인이 시작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가 더 많죠. 샤넬의 꽃을 35년간 담당했었는데 거의 대부분 파스텔 컬러들로만 디자인하고 아주 가끔 컬러가 돋보이는 꽃들을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플로리스트는 결국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읽어서 꽃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니까요. provided by Paula Pryke Q 꽃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요? A 목표는 기쁨을 불러오는 아름다움을 담은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하는 것이 중요해요. provided by Paula Pryke Q 꽃을 디자인하실 때 따르는 선생님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A 저는 꽃이 계절마다 달라지는 게 정말 좋아요. 또 꽃 종류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같은 종류의 꽃이라도 색감이 계절별로 달라지거나, 같은 색인데도 다른 느낌을 주잖아요. 거기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꽃이 주는 그 다양함에서 다양한 느낌과 무드를 만들어 냅니다. 클라이언트와 함께 작업을 할 때는, 행사 장소나 클라이언트의 비전 등에서 디자인 작업이 시작됩니다. 플로리스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클라이언트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것이니까요. 다만 우리 모두가 누군가를 카피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하고자 노력하지만 실제로는 소셜 미디어의 여파로 직간접적으로 서로에게 다소 과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만의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사실 스스로 디자인을 하고자 할 때 비로소 자유로운 디자인이 나오는 것 같아요. 뭔가 목적이 있거나,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의해서 하는 디자인은 당연히 제약이 있죠. 대회에 출품하는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또 지속 가능한, 플로럴 폼을 쓰지 않는 테크닉을 활용하여 디자인해야하는 현실도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제한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취지와 가치는 존중하지만 자유로운 디자인에는 분명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 저의 책들을 쓰면서, 또 잡지에 5년동안 기고하면서 저만의 생각들을 꽃으로 자유롭게 풀어낼 기회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그 반대의 시간도 많았어요. 유명 브랜드의 꽃을 도맡아 할 때는, 가끔은 정말 안타까운 디자인들이 요청이 들어올 때가 많았어요. 특히 이런 방식이 디자이너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잘 알 법한 패션 회사들이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rovided by Paula Pryke Q 선생님은 어떻게 오랜 시간동안 선생님의 꽃 스타일을 고수하시나요? 사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의 등장 이후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많은 디자이너들끼리 서로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저런 "트렌드"속에서 선생님만의 꽃을 하시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A 정말 흥미로운 질문이예요.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작품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에도 크게 동의하고요. 각자의 개성이 무뎌졌다라고 표현해 볼까요. 소셜미디어가 없던 시절에는 자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었고 아무도 꽃 사진이 가득한 무드보드를 플로리스트에게 건네주면서, 대부분의 디자인이 정해져 있는" 주문을 하지 않았었거든요. 고객들은 종종 자신들이 제공한 자료들에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원하는 사항들이 명확하지 않거나 방향이 여러 갈래인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모든 걸 창조했고 디자인한 것 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해요. 플로리스트에게 고객만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낼 여지를 주기 보다는 말이죠. 항상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유지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예요. 요즘 꽃 업계를 보면 헤이미시 포웰Hamish Powell같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디자인들이 정말 독특하고 눈에 띄어요. 그가 가진 고유의 디자인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고요. 염색된 꽃들, 이국적인 꽃들이 주가 되는 그의 꽃은, 유행이 변화하면 - 가든 스타일, 야생의 꽃 느낌으로 - 어떻게 변화할까요? 헤이미쉬는 "예쁜" 꽃을 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만의 꽃을 하기 떄문에 오늘의 시각에서는 굉장히 독창적으로 보여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트렌드는 두 종류로 나뉘어요. 숲이나 들, 가든에서 볼법한 매우 내추럴한 스타일이거나 모든 걸 초대형으로, 또는 정교하게 디자인적인 요소로만 꽃을 사용하는 스타일이거나요. 전자의 경우에는 유행이라기보다는 늘 있어왔던 디자인이 좀 더 주목을 받게 된 거죠. 우리는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늘 정원의 꽃을 채집해서 작은 화병에 꽂아 테이블을 장식하곤 했으니까요. 후자의 경우는 과하면 꽃 한 송이 한 송이의 아름다움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그런 디자인들은 많은 양의 플로럴 폼을 쓰거나, 아니면 제작을 하는 그 시점에만 꽃이 살아있을법한 테크닉을 사용해서 행사 전에는 이미 꽃이 시들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어요.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요. 두 방법 중 그 어느 것도 자연에 대한 존중이 없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provided by Paula Pryke Q 굉장히 많은 저서를 남기셨는데요, 어떤 책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A 더 뉴 플로럴 아티스트The New Floral Aritst, 저의 첫 책은 13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적으로 50만권 이상 판매 되었는데 제 책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는 리빙 컬러Living Color라는 책을 가장 좋아하지만 플라워 이노베이션Flower Innovation과 클래식 폴라 프라이크Classic Paula Pryke에 실린 작품들이 가장 유행을 타지 않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금도 많이 사랑받고 있어요. + 폴라 프라이크 선생님은 총 18권의 책을 쓰셨습니다 :) 그리고 위 사진은 더 뉴 플로럴 아티스트의 표지에 실렸던 작품 사진이고요! provided by Paula Pryke Q 가장 좋아하는 꽃, 또는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꽃은 어떤 꽃인가요? 그 이유도 궁금해요. A 아마 500개 정도 될 것 같은데요!라넌큘러스는 아마도 그 500개 중에서도 항상 상위권에 있을 거예요. 라넌큘러스는 처음 시장에서 사올 때도 아름답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꽃잎들이 하나하나 피어나는 내내 정말 아름답고요, 시들어서 명이 다 하기 직전이 가장 예쁘다는 점도 사랑해요. 컬러도 종류가 다양하고요. 라넌큘러스의 그 많은 꽃잎들이 늘 저의 마음을 쏙 빼앗아 간답니다. provided by Paula Pryke Q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A 좋은 클라이언트들과 다양한 이벤트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저의 비즈니스가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골라서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성장했죠. 꽃 업계는 여전히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저는 가든 디자인과 같은 다른 종류의 프로젝트도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어요. 가족과, 때로는 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손주가 한 명 있는데 한 명이 더 태어날 거예요! 무척 기대됩니다. provided by Paula Pryke 어쩌다보니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선생님과 여러번 왔다갔다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늘 따뜻하게 말씀해주시고 선생님께서도 제 질문들에 답해주시면서 좋은 생각들이 많이 떠올랐다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더 보람찬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제가 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꽃과 함께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멋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또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내실 선생님들 생각도 하고요, 저도 어떤 자세로 이 일에 임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고요. 저의 마음이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여름의 시작에 시작해서 여름의 끝에 업데이트하네요. 언젠가 찾아올 다음 인터뷰도 기대해 주세요! 폴라 프라이크 선생님의 인스타그램도 꼭 놀러오세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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