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vided by PHKA 안녕하세요, 센티멘트입니다.새봄과 함께 새로운 인터뷰가 찾아왔습니다 :) 사실 이번 인터뷰는 1월에 진행이 되었는데요, 저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금에야 업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늘 잊을만 하면 나타나지만 늘 관심 갖고 읽어주시는 선생님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태국의 방콕을 베이스로 하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퍼카 스튜디오 PHKA Studio 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워낙 유명하고, 또 요즘 꽃계의 메인 흐름 어딘가에 굵직하게 자리잡고 있는 플라워 디자인 팀이죠. 재작년에 내한하여 참여하신 플라워필즈 첫 전시 때 통역 봉사하러 갔다가 실제로 같이 일해보고 (쎄종플레리 임지숙 대표님 감사!) 일하는 방식도 작품도 너무 멋져서 언젠가 꼭 인터뷰를 하리라 마음 먹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날 인터뷰도 부탁해두고서는 한참 시간이 지나고 작년 말쯤 다시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어요!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rovided by PHKA Q 플로럴 디자인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먼 기억부터 되돌아보자면, 아마 제가 다섯 살, 여섯 살쯤이었을 거예요. 방콕의 어딘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부겐빌레아를 손으로 가렸다 말았다 하며 놀고 있었죠. 그 곳에 부겐빌레아가 없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면서요. 다른 아름다운 도시들과는 다르게, 방콕은 방콕만의 강렬함을 잠재워줄 뭔가가 꼭 필요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시간이 흘러서 저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20대의 저는 지어진 공간 - 도시 규모부터 작게는 실내 공간들까지 - 속에서 꽃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매우 호기심을 가짐과 동시에 그에 대해 회의적인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저는 자연과 건축이 완벽하게 결합된 모습이 특징인 제프리 바와Geoffrey Bawa의 건축물들에 굉장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런던에 있을 때 처음으로 꽃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그 경험은 제가 꽃을 장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하나의 디자인 도구로 본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어요. 꽃은 어떤 공간을 바꾸고, 풀어내고, 생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하니까요. 그 당시만 해도 플로럴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없었고, 전통적인 플로리스트리나 플로럴 아트의 측면에서 꽃이 많이 다루어졌던 것 같아요. 다니엘 오스트Daniel Ost나 레베카 루이즈 로Rebecca Louise Law의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요. 저는 퍼카가 그런 정통적인 분야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저희는 저희만의 길을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provided by PHKA Q 퍼카 스튜디오의 디자인은 전 세계 플로리스트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어요. 퍼카 디자인에 있어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을 할 때마다 따르는 정해진 창작 과정이 있나요? 저희는 모든 곳,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플로럴 디자인에서보다는 다른 디자인 분야에서 더 많이 받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다른 플로리스트, 플로럴 디자이너의 작품들을 너무 많이 보다 보면 그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서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작품이 나오기 쉬우니까요. 풍경, 인테리어, 또는 패션 디자인 등 컨셉을 초기화 해서 - 종종 클라이언트 자체가 가진 것들, 예를 들어 브랜드라던지 - 저희는 클라이언트가 가진 언어를 꽃과 식물로 표현합니다. 디자인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가장 먼저 흩어져 있는 아이디어들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것들을 기반으로 명확한 디자인 컨셉을 조합해 내고요. 그 컨셉을 발전시켜서, 필요하다면 목업(시안 작업)도 해본 후, 비로소 본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저희가 작업하는 방식은 건축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과 굉장히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provided by PHKA Q 작품들을 보다보면 꽃이 아니라 꽃과 소재를 재료로 한 공예작품을 보고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플로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희의 핵심 원칙 중 하나가 재료에 대한 사랑과 공예적 관점에서의 지속적인 탐구입니다. 재료가 가진 자연적 특성을 존중하고 내재된 가능성에 집중하다 보면 흔한 꽃이나 소재로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하지 못한 멋진 결과물에 도달하게 됩니다. 저희는 저희의 이 감성이 태국인으로서, 나아가서는 동남아인으로서의 뿌리가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반영된다고 믿습니다. provided by PHKA Q 살아있는 꽃과 소재를 활용해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로럴 디자인을 계속 하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A 물론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살아있는 꽃과 소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자주 실패를 겪는지 모든 플로리스트가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다음 번에는 더 나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하죠. 마침내 우리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었을 때에는 정말이지 황홀한 기분이 들어요. 그 기분에 마치 중독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물론, 고객이 의뢰한 작업물에서 실패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지만, 끊임 없는 시도가 저희로 하여금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provided by PHKA Q 워크숍도 종종 여셔서 많은 플로리스트들을 만나고 계십니다. 워크숍을 진행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으신지, 그리고 무언가를 가르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워크숍은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작업물에서는 만날 수 없는 많은 장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크숍에서는 정해진 길이 없고,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답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뭔가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니까요.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참가자들을 이끌어 나갑니다. 가르친다는 건, 저희에게는, 뭔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주고받는 교환에 가깝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기여하고, 배우고, 서로에게 반응하죠. 참가자들이 플로리스트 외에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provided by PHKA Q 인스타그램이나 웹사이트에 작품 사진들을 올릴 때 꼭 누가 참여했는지 기록을 해주시는 것이 인상적이예요. 혹시 그렇게 하시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A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같은 비전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로 정의했어요. 모든 구성원들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하나의 프로젝트에 기여합니다. 모든 작품들은 그 조각조각의 노력이 모여 완성되기 때문에 그에 기여한 모두가 공개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ovided by PHKA Q 가장 좋아하는 플로럴 디자이너 또는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는 누군지 궁금합니다. 어떤 영감을 주는지도요. A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크리스티앙 리에그르 Christian Liaigre입니다. 저는 그의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최소한의 요소들 만으로도 그의 손이 닿은 공간은 매우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그 공간의 비율, 소재, 빛의 균형이 딱 들어맞는 걸 보면 마치 잔잔한 느낌의 시를 읽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건 아주 작은 제스처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패션 분야에서는 20세기 초중반 디자이너인 마담 그레 Madame Gres의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디자인한 옷들은 리에그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미니멀하고 소박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죠. 몸에 착 감기는 옷들은 강인함과 우아함을 내뿜지만 대놓고 뽐내지는 않고요. 나아가 릭 오웬스Rick Owen 같은 후대 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드리스 반 노텐 Dries Van Noten의 과감한 컬러, 패턴과 텍스쳐를 좋아해요. 충돌하는 요소들을 공격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조화해내는 점이 저에게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오히려 결과물은 매혹적이고 조화롭게 다가오죠. 제가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성격의 식물, 소재들을 다룰 때와 같은 흐름이라 이런 면에서 동질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의 디자인들은 제가 이 일을 할 때 좀 더 과감해져도 된다는 용기를 줍니다. 물론, 그 속에서의 균형과 매력은 지키면서요. provided by PHKA Q 퍼카 스튜디오가 파리에도 생겼어요! 파리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 이유가 있나요? (물론 파리는 플로리스트에게는 천국인 도시죠!) A 천국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파리는 플로리스트에게 매력적인 도시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저희에게는 방콕과 파리가 매우 대조적이거든요. 방콕은 아름다운 혼돈이 가득한 곳이자 저희가 활용할 수 있는 키치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예요. 반면 파리는 좀 더 정돈된 곳이고 (저희 눈에는) 이미 그 자체로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배경 속에 저희 작품이 한결같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는 파리 토박이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이 도시를 경험해보고 있는데 저희에게 이런 새로운 시도는 매우 즐거운 일이랍니다. provided by PHKA Q 올해에 계획된 일들 중에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2026년에는 기존의 클라이언트들과 새로운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프렌치 리비에라, 포르투갈, 스페인, 노르웨이에서의 웨딩 작업도 있고요. 올해에는 중국, 일본, 파리와 방콕에서 5번의 워크숍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provided by PHKA 인터뷰를 하고, 번역하고 다시 글을 써내려가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의 말과 글을 읽으면서 같은 플로리스트로서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요. 그리고 꽃을 대하는 저의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이 되어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 인터뷰도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늘 긴 시간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퍼카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작품들과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인스타그램 웹사이트